[여성신문] 노예시장 같은 미인대회를 차버리자

2009. 6. 11. 13:56 | Posted by 여성학도서관 오호호

여성신문 속 여성 20년
지난 1987년 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은 남녀평등을 위해 제정된 우리나라 최초의 단일 법률이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여성 근로자 3명 중 2명은 비정규직이며 임산부 휴가 중 해고 등 여성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여성신문의 1989년 3월 31일자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 보도를 보면 그간 여성노동이 얼마나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얼마나 진화할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여성신문은 20년 전에 보도했던 여성계의 주요 이슈들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노예시장 같은 미인대회를 차버리자
1989년 5월 5일 22호
미스코리아대회 폐지운동

"미스코리아대회는 굴욕적이고 반여성적인 추태"
볼거리 위해 갈수록 선정적 분위기 연출

여성 상품화의 극치 미인대회의 폐지 이슈는 이미 1989년 여성신문에서 점화됐다(1989. 5. 5. 22호).

‘노예시장 같은 미인대회를 차버리자’란 선언으로 쟁점화된 기사는 1957년부터 시작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문화 에이즈’로 규정하는 것으로 포문을 열었다.

기사는 대회를 “여성들의 정신을 좀먹어 들어가게 하고 병들게 하며 여성을 제도적으로 상품화하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의 절정”이라고 규정한다. 대회 출전을 위해 명동 미용실에 들락거리는 것부터 시작해 합숙을 거쳐 온 가족의 응원 속에 대회에 출전하는 과정까지 세세히 따라간다. 그 이면의 상업적 메커니즘을 짚으면서 미스코리아 선발 후 이어지는 국제 미인대회 역시 여성 상품화를 위한 다국적 기업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장래 희망을 ‘미스코리아’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초등학생들에 대한 우려까지 담아낸다.

‘퇴폐 흥행쇼’ ‘여성을 대중 오락물화’ 등의 과격한 표현은 가부장제의 미적 기준을 표방하는 미스코리아 대회에 대한 여성신문의 입장을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

1980년대부터 한국여성유권자연맹,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주도하던 미스코리아대회 폐지운동은 1999년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가 전개한 ‘안티미스코리아 페스티벌’의 형태로 진전됐다. 미스코리아 대회 폐지운동은 2002년 공중파 3사에서의 미스코리아 대회 중계방송 폐지, 2004년부터 대회에서 수영복 공개 심사 폐지 등의 성과를 낳았다.


<출처 : 세상을 바꾼 여성사건 101가지, 여성신문사 발행>
1034호 [특집/기획] (2009-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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