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안한 여성의 아이들 아이슬란드 66%,
英 44%… 20~30대 출산패턴 정착 전문가들 "아이엔 악영향"

미국 워싱턴 주의 하이디 곤잘레스(21)는 두 명의 아이를 둔 엄마다. 함께 사는 남자는 아이들의 아빠이지만, 법적인 남편은 아니다. 서로 구속하는 것이 싫어서,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하고 있다.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 사는 에밀리 스매체티(38)도 혼자서 아이를 키운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에 "맘에 드는 '남편감'을 찾으려고 애썼지만 그런 남자를 발견할 수 없었고, 나의 생식 기능이 노화하는 것도 걱정됐다"고 말했다. 그가 지금 키우는 아이는 기증받은 정자로 낳았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결혼하지 않고 애를 낳아 기르는 여성이 늘고 있다. 미 질병관리예방센터(CDC)는 13일 "14개 선진국의 출생자료를 분석한 결과 1980년부터 2007년까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출산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전 세계 출산 패턴이 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결혼하지 않고 애를 낳는 여성 중에서, 10대 싱글맘(single mom·남편없이 애 키우는 엄마)보다는 소득능력이 있는 20대 여성의 비중이 늘고 있다.

이 아름다운 임신부는 남편이 있을까. 임신한 여성들 대부분이 남편이 있을 거라고 속단하지 말자. 2007년 미국에선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낳은 아이가 전체 신생아 중 40%를, 북유럽 국가들은 50%가 넘는다./AFP
싱글맘 중 10대 비중은 줄어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낳은 아이가 전체 신생아 중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북유럽 국가들이었다. 아이슬란드가 66%(1980년 40%), 스웨덴이 55%(〃·40%), 노르웨이가 54%(〃·15%)로 대부분이 50%를 넘었고, 증가 추세다. 미국(1980년 18%→2007년 40%)은 영국(12%→44%), 아일랜드(5%→33%) 등과 함께 중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유일한 아시아권 국가인 일본은 2%(〃·1%)로 가장 낮았다.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곳은 네덜란드로 1980년에는 전체 신생아 중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낳은 아이의 비율은 4%였지만, 2007년엔 그 비율이 40%로 증가했다.

미국에서 미혼 출산 여성의 주류 연령대도 변한다. 1970년에는 미혼 여성이 낳은 아이 중 50%가 10대였다. 그러나 그 비율은 2007년 23%로 줄었다. 반면 20대 미혼 여성(20~29세)의 비율은 42%에서 60%까지 급증했다. 30세 이상 여성도 8%에서 17%까지 증가했다. 결국 '싱글맘 증가 현상'을 부추긴 것은 결혼 적령기인 20대, 특히 20대 초반(20~24세·1000명 중 80명) 여성이었다고 CDC는 분석했다.

결혼할 필요 있나요?

이렇게 '출산 패턴'이 바뀐 주요 원인으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이 바뀐 탓"이라고 미 ABC방송은 분석했다.

앤드루 철린(Cherlin) 존스홉킨스대 사회학과 교수는 "스칸디나비아 반도 국가들(북유럽)은 전통적으로 결혼은 하지 않고 아이를 낳고 사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런 삶의 형태가 다른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CDC 조사에는 동거 비율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미(全美)가족성장조사기관(NSFG)은 2002년 "증가하는 미혼 출산 여성의 40%는 동거녀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웰즐리 대학의 로산나 허츠(Hertz) 교수는 "사회적 분위기가 결혼하지 않고도 아이를 낳는 것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바뀌었고, 여성들의 독립심도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는 여성들의 출산 패턴에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이며, 여성들이 싱글맘이 돼도 사회 활동을 할 수 있어 낙태·친권 포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철린 교수는 또 "국가별 차이는 가치관의 차이"라고 말했다. 미국인들은 아직도 결혼을 '이상적인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스웨덴에선 결혼에 관계없이 '관계의 안정'을 중시한다. 그는 또 "일본의 경우에는 전통적으로 '책임감'이 강해, 일본 아이들은 대부분 결혼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일본의 가족 시스템은 매우 견고하다"고 말했다.

아이들 환경이 문제로

하지만 싱글맘에게서 태어나는 아이들은 여전히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CDC의 스테파니 벤추라(Ventura)는 "결혼하지 않은 부모 밑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결혼한 부모 밑에서 태어난 아이들보다 저(低)체중이거나 조산(早産), 유아 사망의 경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한 "싱글맘의 재정적인 상황이 결혼한 가정보다 나쁜 경우가 많다"며, "출산패턴의 변화에 맞게 '공공복지시스템'도 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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