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신문] 일가진 주부위한 탁아정책 시급하다

2009. 5. 25. 15:59 | Posted by 여성학도서관 오호호
여성신문 속 여성 20년
지난 1987년 제정된 ‘남녀고용평등법’은 남녀평등을 위해 제정된 우리나라 최초의 단일 법률이었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여성 근로자 3명 중 2명은 비정규직이며 임산부 휴가 중 해고 등 여성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여성신문의 1989년 3월 31일자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 보도를 보면 그간 여성노동이 얼마나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얼마나 진화할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여성신문은 20년 전에 보도했던 여성계의 주요 이슈들을 되짚어 보기로 했다.
일 가진 주부 위한 탁아정책 시급하다
<1989년 3월 24일 16호>

공보육·탁아입법 촉구
<남녀고용평등법> 시행
감독기구 설치 필요
여성 경력 단절의 주범은 육아 부담이다. 여성신문은 기혼 여성의 취업률이 증가함에 따라(기·미혼 여성 구성비율 1978년 11.1% 대 88.9%에서 1987년 25.3% 대 74.7%로 2배 이상 증가) 대두되는 육아 부담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어냈다. 구체적으로 탁아시설의 확충, 특히 공보육의 필요성을 중점적으로 제기하면서 일 가진 엄마의 막연한 죄책감까지 조명한다(기획진단 ‘일 가진 주부 위한 탁아정책 시급하다’ 1989.4.7. 18호).

특히 노동계약 체결 후 결혼, 임신, 출산을 이유로 여성을 해고하거나 휴직, 전직, 감봉 등 불이익 조치를 취할 수 없음을 명시한 개정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조치만으론 기혼 여성의 노동권을 보장할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녀 양육의 사회화를 주장한다.

여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새로운 탁아제도에 대한 여성신문의 소신은 ‘빈민지역 탁아운동 어디까지 왔나’(1989.2.17. 11호), ‘일 가진 엄마의 죄 없는 죄책감’(1989.4.28. 21호), ‘지하 셋방 남매 질식사 계기 여성계, 탁아입법 제정 강력 촉구’(1990.3.23. 66호) 등 일련의 기사에서 치열하고도 일관되게 전개된다.

이후 탁아 관련 입법은 1989년 아동복지법 시행령을 개정해 탁아시설에 대한 법적 근거를 부활시킨 것을 시작으로 1991년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되기에 이른다. ‘보육에 대한 국가 책임’을 전제로 한 영유아보육법은 한층 진전된 단계로 수차례 개정됐고, 저출산 위기로 그 중요성이 한층 부각됐다. 2004년 여성부 때 보건복지부에서 영유아 보육업무가 이관됐고, 2005년 여성가족부 출범 이후 보육예산 1조원 시대를 열게 된다.


[출처 : 세상을 바꾼 여성사건 101가지, 여성신문사 발행]

1031호 [특집/기획] (2009-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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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신문]대학가 여성학은 지금 ‘열애 중’

2009. 5. 13. 09:23 | Posted by 여성학도서관 오호호

대학가 여성학은 지금 ‘열애 중’

연애 관계로 풀어낸 여성학 강좌 인기

혼전 순결 등 대학생 눈높이 교육 호평

 

 

‘연애 관계’로 풀어낸 대학가의 여성학 강좌가 인기다.

대학생들의 공통 화두인 연애 문제를 통해 성역할 고정관념과 성적 자기결정권에 관한 인식을 높이고, 여성학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강사들은 특히 “요즘처럼 취업 전쟁으로 ‘불안정한 위치’에 놓여 있는 대학생들에게는 연애 관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이 향후 삶과 가치관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사회적 관계 맺기의 첫 단계인 연애에서부터 성인지적 관점과 여성주의적 의사소통 방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화여대 양성평등센터는 지난 4월 28일 ‘행복하게 연애하기’를, 5월 6일엔 ‘데이트 관계에서의 사랑과 평등’을 주제로 양성평등 특강을 실시했다.

강사였던 배정원 행복한 성 연구소 소장은 여학생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혼전 순결’을 통해 성적 자기결정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배 소장은 “많은 여학생들이 혼전 순결을 지키고 싶다고 말하지만 정작 상담을 해보면 스스로의 판단보다는 ‘남자는 순결한 여성을 좋아한다’는 사회적 통념에 의해 무의식적으로 굳어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순결 이데올로기에 휘둘리지 말고 자신에게 순결이란 어디까지를 의미하는지 기준을 정해 연애 상대가 그 이상을 요구할 경우 어디까지 양보하고 어떻게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킬 것인지 등 협상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6일 특강을 맡았던 김영희 서강대 양성평등성상담실 상담교수는 유독 데이트 관계에서만 나타나는 성역할 고정관념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 교수는 “공적 관계에서는 당당하고 자기 주장을 펼치던 여학생들이 남녀관계에서는 ‘자기 주장보다는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여성적이며 남성들도 이런 여성을 좋아한다’는 잘못된 편견에 사로잡혀 남성에게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회적으로 여성의 지위와 성평등 의식이 아무리 높아져도 연애 관계에서 이러한 ‘절름발이 관계’가 지속되는 한 여성들은 술자리 성폭력이나 데이트 폭력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연애 관계에서도 남성 중심의 사회적 통념과 성역할 고정관념을 꿰뚫어볼 수 있는 성인지적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여성민우회는 4월 2일, 7일 성공회대와 강원대에서 ‘오해 풀기와 약속 잡기뿐인 연애, 너는 어때?’라는 제목으로 ‘찾아가는 여성학 강좌’를 열었다.

강사로 나선 권수현 여성민우회 정책위원(여성학자)은 ‘연애’에 대한 개념부터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 정책위원은 “연애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문제로 보이지만, 고등학생 미성년자에서 대학생 성인의 범주에 들어가 인간관계를 학습하는 첫 과정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경계 넘기’의 하나로 해석해야 한다”고 정의했다.

연애를 시작함과 동시에 연애 상대에게 어디까지 성적 관계를 허락해야 할지, 자신의 성적 욕망을 드러낼 때 ‘쉬운 여자’로 생각하지는 않을지, 그래서 어느 정도 수동적이고 모르는 척 행동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규범전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권 정책위원은 “연애 문제도 사회적으로 접근하고 해결해야 한다”며 “연애 과정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남성 이데올로기가 자신에게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읽어내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새로운 각본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혼자서 풀기 어렵다면 여성주의를 비롯한 다양한 담론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강의를 수강한 학생들도 일상의 연애 이야기로 풀어가는 여성학 강좌에 대해 호평을 내놨다.

이수정(가명·21·성공회대)씨는 “그동안 여성학은 이론 중심의 딱딱한 학문인 줄 알았는데 강연을 듣고 나니 일상생활과 밀접히 연결돼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앞으로 이런 강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심하현(가명·23·이화여대)씨도 “이번 강의를 통해 나 자신이 성에 대해 보수적이라고 생각한 것이 아버지나 사회적 통념에 의한 것은 아닐까 의구심을 갖게 됐다”며 “내가 무엇을 원하고 남자친구와 어떤 관계를 맺어 나가고 싶은지에 대해 더 주체적인 의식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권지희 기자 · 이지연 인턴기자
1030호 [사회] (200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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